닫기
HOME
열정 만나다
사랑을 전하다
즐거움을 나누다

BGF 활용사전

시대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CU의 마케팅

CU의 영리한 전략 이야기


젊은 고객들의 이용이 많은 편의점은 시대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곳이다. CU 역시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성 세대에게는 익숙하지만, 젊은 세대에겐 새로운 것’과의 콜라보레이션부터 TV와 SNS를 적극 활용한 미디어 커머스까지 최근 편의점 트렌드 그 속에서의 CU의 모습을 소개한다.

강한나 트렌드 칼럼니스트 정리 편집실


1. 달라도 너무 다른 브랜드들의 이유있는 만남, ‘콜라보레이션’

과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미달이가 포켓몬 빵을 한가득 안고 빵 봉지를 한 개 한 개 뜯으며 안에 들어있는 포켓몬 스티커를 확인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빵 봉지 안에는 피카추 스티커만 들어있다. 다양한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고 싶었던 미달이는 결국 속상한 마음에 빵을 집어던져 버린다. 아니, 그까짓 스티커가 뭐라고?!

미달이를 안달 나게 했던 캐릭터 상품 계보는 국찐이빵을 시작으로 핑클빵, 디지몬, 카카오 프렌즈, BT21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캐릭터 상품을 구하기 위해 매일 점포에 출석해 재입고 여부를 확인하는 고객들도 있고, 각기 다른 캐릭터를 모으기 위해 종류별로 상품을 구매하는 이도 있다. 심지어 스티커만 챙긴 후 빵을 먹지 않고 버려 사회적 이슈가 일어난 적도 있다. 같은 상품에 캐릭터만 더하는데 그렇게 큰 위력을 발휘한다.

콜라보레이션의 범위는 캐릭터뿐만이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이색 조합도 고객들을 안달 나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화제가 된 대한제분과 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 CU가 협업한 ‘곰표 밀맥주’이다. 특유의 녹색 배경에 대문짝만하게 ‘곰표’라 쓰여있는, 다소 촌스러운 디자인의 이 맥주는 요즘 없어서 못 판다. 일주일 만에 30만 개가 팔릴 정도였는데 CU가 수제 맥주 판매를 시작한 이래 최고의 실적이다. 이 기세를 몰아 맥주와 같이 먹기 좋은 ‘곰표 팝콘’도 매출이 40%나 뛰었다.
▲ 모나미와 현대차가 콜라보한 ‘153 코나 스페셜 에디션’과 올리브영 바나나맛 우유 화장품

그렇다면 기업들의 이색 협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볼펜 브랜드 모나미는 현대차, 스타벅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저가 브랜드’에서 ‘나만 갖고 싶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모했다. 지난겨울, 국민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온라인 쇼핑몰 4RX의 협업으로 탄생한 곰표 패딩도 1020세대의 ‘인싸템’으로 뜨며 생각하지 못했던 소비 타깃을 발굴했다. 내부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도 빠르고 안전하게 다른 분야로 진출하며 새로운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기존 캐릭터나 인기 상품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제품 제작의 단가도 줄일 수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이미 검증되면서 협업의 실패 가능성도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입소문까지 타면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에서는 SNS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제품을 기획한다. 특히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두 업종 간 의외의 조합이 독특함을 자아내며,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제품을 찾는 젊은 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이러니 콜라보레이션을 안 할 수가 없다. 가열된 시장경쟁 속에서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2. 소비자의 마음 훔치는 방송가와 유통업계의 협업, ‘미디어 커머스’

드라마를 보는데 주인공이 뜬금없이 음료수병을 만지작거린다. 심지어 카메라 쪽으로 상표가 보이게 말이다. 그러고 보니 곳곳에 똑같은 음료수병이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누가 봐도 PPL(Product Placement; 간접 광고)이다. 드라마 맥락에도 맞지 않는 데다가 너무 노골적인 속셈에 음료수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은커녕 오히려 해당 상품에 대한 거부감만 든다.

물론 유명 배우나 프로그램 인기에 편승해 PPL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방송 흐름과 전혀 상관없는 PPL 사용에 오히려 브랜드에 흠이 되곤 한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어떨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닌 ‘60분짜리 광고’를 내내 시청하는 느낌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특정 제품, 맥락과 상관없는 ‘먹방’, ‘쇼핑’ 장면 등 노골적 PPL로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통상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까지 드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관건은 이를 어떻게 소화하느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드라마, 예능 등 방송 프로그램 기획 초기 단계부터 방송사와 유통 기업이 협업해 방송 스토리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녹이고, 구매까지 연결한다. 이를 ‘미디어 커머스’라 한다. PPL이 이미 완성된 콘텐츠에 협찬 형태로 상품을 노출 시킨다면, 미디어 커머스는 프로그램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협의가 이뤄져 더욱 자연스러운 연출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광고에 대한 거부감도 덜 느끼고, TV에서 화제를 모은 상품을 실제로 구매할 수 있어 오히려 이를 반긴다.
▲ 편스토랑 우승 상품인 꼬고 덮밥과 파래탕면
대표적인 예가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이다. 편스토랑은 국산 식자재를 주제로 6명의 연예인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CU가 프로그램 제작부터 상품 출시까지 직접 지원했다. 우승 상품을 방송 다음 날, 전국의 CU 점포에 출시해 소비자들이 TV에서 본 상품을 구매하고 즐길 수 있게 한다.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영자의 우승 메뉴 ‘파래탕면’은 출시 후 3주 연속 CU 컵라면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이경규가 개발한 ‘꼬꼬 덮밥’은 이틀 만에 즉석 덮밥 부문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각종 SNS에서는 ‘마장면’, ‘미트 파이’를 먹고 후기를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였다.

유통업계에서 미디어 커머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PPL의 광고 효과가 점점 떨어지기 때문도 있지만, 소비자의 달라진 쇼핑 방식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요즘 세대들은 백화점이나 마트, 점포에 가서 비싸고 좋아 보이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온 콘텐츠 속에 의미가 담긴 상품을 구매한다. 결국, 젊은 세대들의 흥미를 유도하는 것은 ‘상품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가’인 것이다.


젊은 소비층은 보고 있던 프로그램 속에 등장한 물건이 판매 목적이라는 것이 인식되는 순간, 바로 채널을 돌려버린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데 속셈까지 보이니 말이다. 그 반면, 프로그램에 재미와 스토리가 더해지면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다. 그리고 그 스토리 속에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상품이라면 구매를 마다하지 않는다. 거기에 ‘우리 농산물 살리기’, ‘수익금 기부’ 등의 의미까지 더해지니 뜻깊다. 상품 속 의미를 소비하는 요즘 사람들의 구매 행태에 따라 앞으로도 미디어 커머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3. ‘다윗’ 편의점이 ‘골리앗’ 대형마트를 넘어선 이유

지난해 편의점의 영업이익이 대형마트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이마트는 1,966억 원의 이익을 낸 CU에 패배했고, 롯데마트는 2018년 실적보다 뒷걸음질 치며 25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17개의 점포 문을 닫기로 했다.

대형마트가 힘을 못 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e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출혈이 심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e커머스와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티몬이 ‘타임 어택’, 위메프가 ‘투데이 특가’ 등 초저가 전략을 앞세우자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롯데마트는 ‘극한가격’으로 맞섰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도 없고, 재고 리 비용도 낮은 e커머스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오히려 생수와 와인 등 주요 할인 품목에서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끼리 경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때 편의점이 등장해 대형마트를 녹다운시켜버렸다. 전국에 있는 1,380만 1인 가구를 일으키기로 한 것이다. 1인 가구가 간단한 식재료나 가정간편식을 위주로 장을 본다는 점에 착안해 양파 2개짜리나 바나나 한두 개 포장 등 소포장 상품을 늘려나갔다. 여기에 더해 그들이 먹고 싶어도 못 사 먹던 삼겹살도 소포장으로 준비해두고, 삼계탕 등의 보양식도 준비해놓았으며, 반찬도 조리해 팔면서 그들의 밥상을 풍요롭게 했다. 당연히 1인 가구들은 대형마트 보다 편의점을 먼저 찾기 시작했다.

게다가 트렌드 반영은 또 얼마나 빠른지. TV 프로그램에서 파래 넣은 라면이 화제가 되면 다음 날 편의점에 등장했다. 곰표 맥주, 미원 맛소금 팝콘 등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주로 편의점에서 출시되었다. 상품뿐만이 아니다. 택배, 카페, 세탁 서비스도 제공해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 심지어 은행과 협업해 소액 적금도 들 수 있다. 사회적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먼저 변화를 보이는 곳도 편의점이다.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일본 수입 맥주를 할인행사 품목에서 제일 먼저 제외한 곳도 편의점이었고,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논란이 되자마자 매대에서 치워버리는 결단력을 보인 곳도 편의점이었다. 대형마트는 편의점에 비하면 느려도 너무 느렸다.

이 같은 편의점의 기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2030세대 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동네 편의점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편의점의 주 고객은 1인 가구였고 중장년층 대부분은 대형마트를 이용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중장년층마저 마트 대신 편의점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마트는 멀고, 사람이 몰리는 대형마트는 가기가 꺼려져 집 근처 편의점에서 식재료를 구매했는데 마트 제품 만큼의 가성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배달 앱 요기요나 부릉과의 협업으로 우리집 문 앞까지 배달도 가능하니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손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배달 서비스의 경우 과거에는 과자, 음료 등 간식거리 위주로 판매되었다면 최근에는 가정간편식, 생수, 식재료 순으로 대형마트에서 하던 장보기까지 편의점에서 해결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아파트 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던 대형마트가 편의점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건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생활 속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는 편의점. 대형마트를 대체하고 있는 편의점의 변신이 더욱 기대된다.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